국가고시가 다가오면서 이제 우리의 관심은 "국가고시 이후에 무엇을 하고 놀 것인가"가 되었다.
솔직히 관심이 아예 돌아갔다기보다는, 눈을 잠시라도 돌리지 않으면 그 압박감을 견딜 수 없었다고나 해야 할까?
1. 무엇을 하고 놀 것인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당연히 해외여행이지
마이너스 통장 뚫어서 바닥 핥아가면서 여행하겠다는 동기의 말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본인은 농담이라더라...
어쨋건 나를 포함한 동기들의 의견은 사실 처음부터 해외여행을 가자! 였다
사실 나가고자 하면 방학 때마다 나가서 놀 수 있었는데, 학년이 낮을 때는 코로나로 하늘길이며 뱃길이며 싹 다 막혀있었고
코로나가 끝나서 트레블 버블이네 뭐네 할 때쯤 되니 실습을 나가야 할 때가 되었던 것이다
자, 이제 그럼 진짜 문제는
2. 어디로 갈 것인가?
이게 정말 정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해외여행은 각 나라마다 특성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걸 통일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우리 친구들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친구들이었다
그런데 박물관은 싫은...🥲
처음에는 놀이공원 얘기가 나왔었다.
일본에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지브리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싹 돌고 겨울 훗카이도 눈 축제를 즐기자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었는데 ㅋㅋㅋ 이 계획에는 큰 문제가 두 가지 있었다
1. 거리
진짜 일본은 길 쭉 하다
뭔 나라가 그렇게 길고 얄팍하게 생겼는지...
사실 길고 넓고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가고 싶은 곳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 따로 퍼져있다는 것이었다.
눈 축제는 훗카이도에서
디즈니랜드는 도쿄에
지브리 테마파크는 나고야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오사카에
이거 다 하루만 놀고 후다닥 이동해도 6박 7일 일정이다 ㅋㅋㅋㅋㅋ
늙어버린 반오십 ~ 반육십의 닳고 닳은 신체로는 견딜 수 없는 일정이다
이게 대충 지도로 봐서 얼마 안돼 보이지,
눈축제를 하는 훗카이도에서 도쿄까지는 직선거리로 두만강에서 부산 정도의 거리고
나머지 이동거리만 합해도 거의 서울 부산 직선거리에 맞먹는 이동거리를 자랑한다
이런 이동거리를 정독실에서 썩어 문드러진 몸뚱이로 움직인다?
현해탄을 가루가 되어 있지도 않은 편동풍을 타고 넘어올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정이다
그보다 결정적인 건
2. 항공
우리가 계획을 짤 때 보단 그래도 많이 내려갔는데, 이때 항공권이 거진 50만 원에 달했다
일본을 50만 원 주고 간다? 돈 아깝고 배 아파서 안 되겠다 이거다.
일본은 어떤 이미지인고 하니
단돈 20만 원이면 내 항공권을 사달라는 저가항공사들이 달려드는 그런 이미지인데
(실제로 어떤지 모른다 일본 안 가봤다 내 친구가 대충 이런 뉘앙스로 말했다. 실제로 어떤지 알바냐?)
50이나 주고 가기 싫다! 이거다
그래서 일단 일본은 제외가 되었고
이제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야... 그럼 어디 가냐?
예산은 없어서 통 크게 미주나 유럽은 안되고
대충 한국의 짱짱 센 미사일인 현무-5 사거리 정도에서 행선지를 결정했어야 했다
진짜로 이걸 상정한 건 아닌데 정신줄 놓고 흐름대로 쓰다 보니 대충 이 정도 되겠다 싶었는데 이게 뭔ㅋㅋ
아니 하여간 그래서
온갖 여행지가 다 나왔었다
베트남, 태국, 브루나이, 싱가포르, 말레이, 러시아, 라오스, 필리핀, 보라카이 뭐... 등등
그런데 얘들은 딱 한 가지 이유로 거절당했다
>> 안전 <<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나온 게 대만.
대만이 왜 마지막이었냐, 일본 다음으로 만만하지 않냐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얘기할 때가 대만이 여행금지 조치가 풀리고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계획 초반에 "대만 아직 못 갈걸"
이 소리에 아 - 못 가겠구나 했던 거다.
그런데 웬걸 대만 입국이 가능해졌네?
그제야 결론이 났다
우리 내년에 대만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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